[BGM] 찻잎을 두 번 우리다

딴돈으로 비아그라 사먹고 떡치러 가즈아~~~

[BGM] 찻잎을 두 번 우리다

링크맵 0 981 2020.03.20 02:52

사진 출처 : https://unsplash.com/

BGM 출처 : https://youtu.be/gez3KU5OoB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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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영, 목련 발자국

 

 

 

꽃들도 발자국을 남긴다는 걸 알았네

어제 내린 밤비에 물컹거리는 진흙바닥 디디며

막 계절을 건너가는 목련의 발자국

서두른 흔적 보이네

꽃잎 이리저리 어지럽게 흩어진 모습

상갓집 신발들 보는 것 같네

급히 우리들을 떠나간 당신도 빗물을 밟고 갔네

나의 일별을 쓸쓸해하며 돌아서는 당신의 발자국

내 발을 밟고 가네

몇 번이고 밟혀 짓이겨진 발등은

언제 이 봄을 다 건너려나

서둘다 보면 넘어지는 봄이네

넘어지면 일어서기 힘든 봄이네

당신처럼, 놓치고야 마는 봄이네

발자국은 점점 선명해지다 홀연히 사라지네

내 기억 속의 당신도 어느 날 문득

저 꽃잎처럼 사라지고 말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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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휘, 찻잎을 두 번 우리다

 

 

 

녹차 잎을 우려내는 동안

나는 한 여자를 사랑하였습니다

작은 봄 잎 같고

잎에 떨어지는 빗물 같은 여자

둥굴게 말려있던 그녀가 꼭 쥔

주먹을 펴 나에게 내밀자

내 손은 어느새 늙었습니다

차 한 잔을 마시며

저녁을 기다리는 동안에도

가을 해는 금방 남루해졌습니다

 

차 한 모금 마시는 사이에도

순식간에 저무는 것들

 

나는 따뜻한 물로 식어버린 찻잎을

한 번 더 우립니다 생각에 잠긴 것처럼

찻잎들이 잠시 일었다가 가라앉는 사이

내 사랑은 한없이 엷어졌습니다 어느덧

물 같은 당신에게 갇혀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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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숙, 버리고 왔다

 

 

 

경부고속도로 시속 140km를 달리는데

눈발이 세다

 

내 가슴을 향해 달려오는

무수한 눈발들

윈도 브러시가 사정없이 밀어낸다

 

어쩌란 말이냐

어쩌란 말이냐

나는 이렇게 빨리 달려가야 할 길이 있는데

 

마지막 최후의 몸짓인 듯

막무가내로 내 앞을 가로막던

울부짖던 사랑을

달려도 달려도 껴안지 못하고

버리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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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기, 고백

 

 

 

땡볕 아래

긴 빨랫줄 하나

그 허공에

오랜 속옷을 내다 너는 일

곰팡이 다 잡아내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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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상관, 저물녘 강가에 서서

 

 

 

누이야

산마루 불잉걸 지펴 삶는가

모롱이 돌아 우는 기적

잔잔한 눈물샘에 또 파문 그린다

고치 뜬 무쇠솥 모락모락 실타래 풀어

피륙 짜는 강가에 서서

, 흘러가는 고요 만진다

한낱 무명 한 필 짜지 못하여

갈망 절망 뒤척거린다

바람이 데려가는 꽃잎 보며

알 듯 모를 듯 흔들리는 갈대

내가 그러하여

마른 강풀의 한숨 빚어

일렁이는 비단 물결이고 싶어

넋 놓고 본다

다 보고 다 들으며 직조하는 물결

말없이, 고운 홍포 말없이

어두우면 어떠리 묵묵히 짜는

저물녘 베틀소리에 젖는다

누이야

명주필 곳곳에 남긴 네 발자국

굴착기가 깡그리 파내도

가슴에 찍힌 발자국은 어쩌지 못할 거야

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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