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학자 전우용씨 페이스북 발췌]
1875년 9월, 일본 군함 운요호가 해안 측량을 빌미로 조선 영해를 침범했습니다. 일본군 수병 일부는 보트를 타고 강화도 초지진 상륙을 시도했습니다. 조선군이 불법적으로 접근하는 일본군 보트에 포격을 가하자, 운요호는 연안의 조선군 진지에 함포를 쏘았습니다. 일본군이 먼저 도발했음에도 일본 정부는 적반하장격으로 조선군에 도발 책임을 물어 통상조약 체결을 강요했습니다. 조선 정부는 이에 굴복하여 일본과 불평등한 강화도조약을 체결했고, 이를 계기로 일본의 조선 침략 책동이 본격화했습니다.
2018년 12월, 동해상에서 표류 중이던 북한어선을 구조하기 위해 우리 해군의 광개토대왕함이 출동하자, 일본 자위대 초계기가 두 차례의 저공비행으로 우리 군함을 위협했습니다. 그러나 일본은 역시 적반하장격으로 광개토대왕함이 화기 관제 레이다로 일본 초계기를 위협했다며 억지를 부리고 있습니다. 운요호 사건 때나 이번 일본 자위대 초계기 위협 비행 사건 때나 일본의 도발 방식은 똑같습니다.
일본이 하는 짓은 운요호 사건 때와 똑같으나, 지금의 한국은 적반하장격 억지 주장에 굴복했던 그때의 조선이 아닙니다. 150년 전과 한 치도 다르지 않은 도발 방식을 구사하는 일본을 두려워할 이유는 없습니다. 다만 그 시절에는 일본 왕 생일파티나 자위대 창설 기념식 같은 행사에 참석해 축하하는 얼빠진 한국인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그런 인간들이 무척 많습니다. 이게 진정 걱정스러운 일입니다.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3.1정신을 실천하는 게 더 중요합니다. 이제는 3.1운동 이후 100년간 청산하지 못했던 ‘비루한 정신’과 분연히 결별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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