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카를 키워달랍니다 (판)

딴돈으로 비아그라 사먹고 떡치러 가즈아~~~

조카를 키워달랍니다 (판)

링크맵 0 1,040 2020.03.20 11:12


출처 :https://pann.nate.com/talk/345802911



조카를 키워달랍니다


좀 길어요

32에 2살많은 신랑만나 34에 결혼했어요
직업이 입시학원강사라서 결혼전에
애기 이야기가 나왔을때 
맞벌이하며 애기키우긴 어렵단 말이 나왔어요
딩크로 살자고 자긴 괜찮다해서
결혼하고 4년간 딩크이자 
평일엔 서로 자는모습만 보는
사실상 주말부부로 살았어요

제가 38살 됐을때 신랑이
애 낳자고 절 설득했어요
전 애가 싫진 않았지만
그럼 나는 경력단절되고
아무리 빨라도 마흔 넘어 복귀인데
재취업은 무리다
한다면 초등전문 보습학원 원장이나 해야하는데
학원 열어줄수있냐
아니면 자기가 전업주부하고 애키울래하니

우리 4년벌어 집대출금 다 갚았고
적금도 꽤 모아놨으니
저는 이 기회에 퇴직하고 전업하라고
연금있고 퇴직금 있는 본인이 돈벌겠다했어요

이당시 저는 700정도 벌었고 신랑은 400정도 벌었어요
하지만 제가 개인사업자로 등록되어있고
학생수로 인센티브 받는 구조여서
퇴직금은 없고 법적으로 받을수있는거 청구해도
얼마 안되는건 사실이라 
그럼 임신하면 그만두자 했는데
1년간 아이가 안생겼어요
계류유산 한번 했구요

제몸이 힘들어 그런거같다고
일그만두고 애가지자해서 
그러다 애 안생기면 어쩌나싶어
난임검사부터 했는데 둘다 이상없다해서
학원 그만두고 임신준비해서 6개월뒤에
나이 40 만나이 39세에 힘들게 임신했어요


여기까진 제사정이고 본론 이야기할게요


남자시동생이 있어요 저보다 5살어려요
2년전 이혼했고 3살 남자아기가 있는데
시부모님이 키워주고 계세요

지난주말 갑자기 저한테
조카를 키워줬으면 좋겠대요
일그만두고 전업되었으니 말하는거라고
조카는 커서 말귀도 통하고하니
애 둘 키우는거 어렵지 않을거래요

이때부터 멘붕와서 자세히는 기억이 안나는데
중구난방 기억나는거 써볼게요
나이가 있으니 둘째는 어렵지않냐
조카를 큰애로 키워라
우리도 무리한 요구 안한다
너낳은아이
(이단어는 확실히 기억나요 조카는 손주고 내새끼는 선긋나싶어서 기분나빴거든요)
돌때까지 우리가 큰애(아주 자연스럽게 큰애라고 말하기시작)
키워주겠다
원하면 호적은 안넣어도된다 
호적은 시부모님밑에 넣어도된다
큰애 양육비는 지원힘들지만 우리죽으면 집 너 주겠다
원하면 니 명의로 해라
시동생 재가는 해야지않겠냐
쟤 만나는 여자가 큰애를 자기애처럼 키우겠냐
핏줄이 낫다


뭐 이런말들이었어요
시동생과 신랑은 옆에 앉아 고개숙이고
죄인인냥 앉아만있고
저는 지금 이게 무슨일인가 현실감도 없었어요

갑자기 배가 땡겨서
가만있다가 대답안하고 배아프다고 집가자하니
아무도 안잡고 저 보내더라구요
오는길에 신랑한테 이게 무슨일이냐
말이되는 이야기냐 따졌는데
꿀먹은 벙어리처럼 입꾹
이게 회피한다고 될 이야기냐고 화내는데
집앞에서 내리라하더니
생각좀해보자고 자긴 시댁 가본다고 가버렸어요
가깝지도 않아요 차로 1시간거리에요

신랑이 연애때도 남자의 동굴 어쩌고
개소리했었는데 실제로 잠수는 안탔거든요
그런데 토요일에 그러고와서는 일요일 저녁까지
톡도 안보고 전화도 안받고 잠수타더라구요

잠깐 키울까 조카가 불쌍하단 생각도
안해본건 아닌데
일단 조카가 엄청 말썽꾸러기고
통제가 안되는 애기에요
게다가 직업도 있고 몸도 건강한 멀쩡한 아빠두고
왜 제가 키워야하는지 모르겠고요

결국 친정부모님이랑 통화하다가
문득 든 생각이 시동생 이혼하고 
두어달뒤부터 저한테 애갖자 일그만둬라
설득하기 시작했거든요
그거부터가 큰그림같은거에요

이 생각까지 친정부모님한테 이야기하고
친정부모님이 올라오셨어요
도저히 안될일이지만 애기가 생겨서
이혼이 쉬운일은 아니니까
일단 이야기해본다 하시는데
제 연락을 안받는다하니
아빠가 전화했거든요
단박에 받더라구요

아빠가 계속 이건아니지않냐 뭐라하니
신랑은 네.네. 압니다. 드릴말씀이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이런말만 하더니 애도있는데 집에 오라하니
저한테 생각할 시간을 준거래요
너무 화가나서 생각은 무슨 생각이냐고
거절할순있는거냐고 임신소리때부터
계획한거냐고 소리질렀더니
내일들어갈게 하고는 인사하고 끊더라고요

부모님은 일단 이야기해보고 오라하셨는데
너무 화가나서 짐싸서 그길로 부모님과 본가왔어요


어제오전, 밤 두번 전화오는거 안받았더니
메세지로 어디냐 친정이냐 언제 올생각이냐해서
조카이야기 없던걸로 하지않으면 안간다했더니
오늘 오전에 톡하길 제가 거절하면 없던일로 하겠대요
자기도 미안하고 할말이 없다
그런데 한번만 더 시부모님 이야기 들어보면 안되냐해서
전화하니 회사일텐데 받대요

소리소리지르고 이혼하자하고
진짜 정신나간 사람처럼 
주말내내 스트레스받은거 다 쏟아내듯
다시 듣긴 뭘듣냐고 니 조카든 나든 선택하라고하니
힘다빠진 목소리로 알았어 회의중이니까 이따걸게
하고 끊더니 몇시간뒤에 다시 전화해선
없던일로할게 부모님도 미안하시대
사과하고싶다하시는데
자기가 힘들면 당분간 보지말자 하네요


다 죽어가는 맥없는 목소리로 저러길래
그 힘없는 목소리도 쇼냐?
동정사고싶어?
니마누라 니애는 안불쌍하고
니조카 안키워준다고 그게 지금 힘들어?
그럼 내애 니가 키워
나도 시동생처럼 홀가분하게 재가하게 
일그만두게하고 임신시켜 들어앉히니
막대해도 될만큼 우숩고 만만했냐고
애낳고나면 돈버는 유세 어마어마하겠다
그땐 조카 은근슬쩍 들이미는거 아니냐
그러면 나는 바로 이혼이다
엄청 소리질렀어요

자기도 생각해본게 있는지 돈 다 저가지라고
각서쓰고 공증받아두자고 
자기는 제 의견이 가장 우선이래요
저랑 아기가 첫번째라고 만나서 이야기하자고
내일 월차냈으니 오늘밤 데리러 오겠고
내일 변호사 사무실가자네요


전화끊고 지금 1시간 지났는데
계속 화가 더 더해져요
뱃속에 아가 생각해서라도 냉정해져야하는데
도무지 진정이 안되고 
생각할수록 기분이 나빠요

지금 드는 생각은

1. 임신하자 설득할때부터 계획된 일인거같다
딩크로 불만없던 사람이 갑자기 요구한게 이상
둘다 건강하고 자연임신 가능해댔는데
시험관 이야기하며 서두른것도 이상
임신전부터 일그만두라 종용한것도 이상


2. 내가 얼마나 만만했으면 찔러봤겠나
이렇게 며칠, 몇시간만에 철회하고 미안하다할만큼
이게 가벼운 사안인건가
그자리에선 통보하듯 조카 맡기는게 당연하단식으로
강한어조 가르치는 어조로 이야기해놓고
이제와 니가 싫음 말고?
그렇게 내리누르면 네.하고 키울줄안건가
내가 그렇게 무른 며느리로 보였나


3. 과연 이게 각서쓴다고 끝날 일일까
애낳고 진짜 전업이 되면 이핑계 저핑계로 들이밀지않을까
그러다 이혼소리 나오면 아님말고
이런게 반복되면 스트레스받아 어떻게 사나


4. 시동생 재혼하나
쟤 만나는 여자 이랬는데 만날이 아닌 만나는 인게
그땐 그냥 넘겼는데 지금생각하니 애인있고
그애인이 아기는 싫다해서 내게 떠넘기나
그럼 그여자는 언제부터 만난건가
1번 생각이 맞다면 시동생 이혼한게 바람나서였나


5. 신랑 어떻게 믿나
이미 신뢰가 다 깨졌고
이런 중대한 사안에 잠수타고
지가족 지킬생각 없는 놈을 어찌믿나
조카나 시동생 삐뚤어지면
그걸 내탓하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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