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 허공을 연주하여 소리를 낸다

딴돈으로 비아그라 사먹고 떡치러 가즈아~~~

[BGM] 허공을 연주하여 소리를 낸다

링크맵 0 549 2020.03.20 10:10
사진 출처 : https://unsplash.com/
BGM 출처 : https://youtu.be/2qaM6KU6hk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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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미, 허공의 악기

 

 

 

허공을 연주하여 소리를 낸다

 

허공을 눌러 연주하는

저 손가락들

현이나 구멍도 없이 소리를 낼 수 있는

테레민처럼

 

보이지 않는 허공의 악기를

나도 한때 가지고 있었지

 

허공의 음계는 놀라워라

먼 공중에서 천천히

깃털이 내려오네

높게 떠 있거나 살며시 내려앉는

 

저 음계들

다정한 손이 쓰다듬는

나지막한

숨결에 숨결이 더해지는

 

허공의 악기를 가졌던 그때

내 손은 자주 심장 위에 얹혀 내 숨소리를

듣고 있었지 가만히

너의 심장을 어루만지듯

 

나뭇잎들, 허공을 연주하는 내 손을

오래도록 쓰다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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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우, 분수

 

 

 

아름다움의 절정에서

이별이구나

둘이 되어 돌아서도

하나로 다시 솟는

불멸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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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만,

 

 

 

기대오는 온기가 넓다

인파에 쏠려 밀착돼 오는

편편한 뼈에서 피돌기가 살아난다

등도 맞대면 포옹보다 뜨겁다는

마주보며 찔러대는 삿대질보다 미쁘다는

이 어색한 풍경의 간격

치장으로 얼룩진 앞면보다야

뒷모습이 오히려 큰 사람을 품고 있다

피를 잘 버무려 골고루 온기를 건네는 등

넘어지지 않으려고 버티는 두 다리를 대신해

필사적으로 서로의 버팀목이 되어준다

사람과 사람의 등

비틀거리는 전철이 따뜻한 언덕을 만드는

낯설게 기대지만 의자보다 편안한

그대, 사람의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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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흥,

 

 

 

저기 저

허공에 걸린 상처

아름답다

어둠의 장막을 찢고 나온

투명한 손이 어루만지는

고통의 숨결

들릴 듯 말 듯

홀로 견디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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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대, 배추밭

 

 

 

누구는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 했는데

나는 오늘 흙으로 나비를 때렸다

나비는 팔랑팔랑 하늘로 날아가고

참 못난 내가 거기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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