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 그러니 말하지 마라

딴돈으로 비아그라 사먹고 떡치러 가즈아~~~

[BGM] 그러니 말하지 마라

링크맵 0 1,029 2020.03.20 08:48
사진 출처 : https://unsplash.com/
BGM 출처 : https://youtu.be/ugLurYKbBW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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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규, 이제 막 눈이 녹으려 할 때

 

 

 

무장무장 때로 몰려 내려오는 함박눈 송이송이는 한 마음

한 뜻으로 작정하고 뛰어내려서

한빛이다

 

아니다, 수많은 눈송이들 하나하나가 다 다른 생각으로 뛰어내려서

한빛이다

분분이 한빛이다

 

밤 새 내린

고만고만한 생각들이 서로 어께 팔 다리 걸고 부둥켜안은 채

골똘한 아침

 

생각해보니, 딱히 살자고 내려온 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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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광헌, 빈 집

 

 

 

저 산에

홀로 피어

발길 붙드는 꽃들

이쁘다

 

저 빈집에

홀로 피어

발길 붙드는 꽃들

눈물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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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록, 고등어자반

 

 

 

좌판에 진열된 간고등어

큰놈이 작은놈을 지그시 껴안고 있다

넓은 바다를 헤엄치던 수많은 인연 중에

전생이 부부였던지 죽어서도 한 몸이다

부부로 함께 산다는 것이

고행임을 저들은 알고 있는지

겹으로 포개진 팔 지느러미로

고생했다고, 미안하다고

가슴을 보듬고 있다

죽어 이제야 온전히 이룬 부부의 연을

묵묵히 받아내는 모습이다

눈동자엔 푸른 파도가 출렁였지만

배를 열어보니

아내처럼 텅 비어 있다

마지막까지 온전히 보시해야

열반에 드는 것인지

소금사리

와스스 쏟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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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란, 말하지 마라

 

 

 

백년에 한 번 핀다는 꽃이 있고

죽을 때 단 한번 운다는 새도 있고

 

말하지 않아도

꽃이 피고 새가 우는데

그러느라 백년을, 일생을 가는데

 

그러니 말하지 마라

그대에게 가느라

내 몸에도 꽃이 피고 새가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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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현,

 

 

 

한 보름은

오른쪽부터 슬슬 줄이며 산다

 

또 한 보름은

왼쪽부터 슬슬 불리며 산다

 

한 달을 그렇게 산다

일 년을 그렇게 산다

영원히 그렇게 산다

 

달은

좌와 우를 맺었다가 풀었다가

우와 좌를 비웠다가 채웠다가

삶이 참 둥글다

 

그 달빛 비친 곳곳에는

사람이 살고 있다

좌우가 서로 달달 볶아 대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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